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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생활정보

필리핀 예식 문화 (Culture of Ceremony) 들여다 보기

by SamChoi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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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예식문화

 

필리핀에서 살다보면 이런 저런 예식에 참석해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인간 사는 세상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각 국가마다 자기들 만의 전통이나 관습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으면 글로벌 시대의 문화인과는 거리가 멀다 하겠다. 또 그 나라의 예식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바로 그 나라의 정서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엔 필리핀의 예식문화를 한 번 살펴보았다.

 

 

필리핀 지방 어느 바랑가이에 금발의 외국인이 나타나면 문득 한 동네 임산부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려 있음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들 중 몇몇은 그녀의 몸에 손을 대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기까지 한다. 이는 금발 외국인을 섹시하게 여기거나 성적으로 놀리는 것이 아니다. 필리핀에서는 아기의 외모가 임신중인 엄마가 품은 열렬한 소망이나 집착 대상을 닮는다는 미신에 가까운 속설이 있고 또 많은 이들이 자신의 아기 피부가 하얗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세례식(Ceremony of Baptizm)]

 

아기가 이 세상에 태어난 후 공식적인 첫 통과의례이다.

따라서 부모는 대부모가 될 사람을 신중하게 고른다. 아기와 대부모는 평생을 두고 이어질 관계이기 때문이다.

정식으로 아기 부모가 다니는 성당의 신부님으로부터 세례명을 받고 대부모가 생기면서 천주교인이 되는 것이다. 이 때 초대받은 손님들은 아기가 영적으로 훌륭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카톨릭 성품을 선물로 준비하거나 종교적 취향이 없는 이들은 봉투에 현금을 준비하는 경우도 많다.

 

[성인식(Debut Party)]

 

부유층의 여성은 만18세가 되면 주위에서 결혼할 연령으로 본다. 따라서 여성 본인과 부모의 친구와 친척들이 대거 초청되는 비교적 큰 행사이며 댄스 파티가 진행된다. 필리핀 국민들은 춤을 몹시 즐기기 때문에 이러한 사교 모임을 준비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투자한다. 이 날의 주인공과 절친한 친구들은 행사 수 주일 전부터 함께 모여 4명의 남녀가 추는 프랑스 춤인 코티용(cotillion) 예행연습에 몰두한다.

 

젊은 독신 남녀들이 쌍쌍으로 초대되는 날이기도 하다. 당사자와 그의 아버지가 왈츠를 추면 손님들이 나중에 합류한다. 이 날 행사 참석자들은 반드시 정장차림으로 참석하며 가까운 사이인 경우 성인식을 맞은 여성에게 필요한 향수등 화장품 세트등을 선물하거나 그냥 빈손으로 참석해도 무방하다. 남자의 경우에는 21세를 성인으로 보는데 사교계에 데뷔하는 의미에서 하는 ‘성인식’은 여성들에 비해 거행되는 경우가 적다.

 

[결혼식(Wedding Ceremony)]

 

결혼은 남녀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두 가문이 연을 맺는 중대사(인륜지 대사)이며 혈연적 유대감이 워낙 강한 필리핀에서는 직계 가족이 두 남녀의 결혼에 직접 개입하려들 때가 많다. 남성이 정식으로 구애를 하기전에 여성의 가정을 방문(Umaakyat ng bahay)하는 것이 관례이다. 남자측의 청혼을 여자측이 수락하면 예비 신랑의 부모가 예비 신부의 부모를 방문하는 공식 절차를 밟는다.

 

결혼식 비용은 신랑측이 부담하는 것이 관례이며 예비신랑이 예비신부에게 반지를 건네주고 이는 공식적인 약혼을 알리는 증표이다. 약혼 기간은 3-4일이 걸릴 수도 있고 훨씬 길어질 수도있다. 필리피노들의 결혼은 호텔의 음식점이나 연회장에서도 하지만 카톨릭 국가인 관계로 대성당이나 자신의 가족이 다니는 성당에서 평일 저녁 때나 토요일 낮에 거행한다.

 

결혼식 하객들은 신혼살림에 필요한 선물을 미리 건네거나 예식날 가족에게 건네고 요즘에는 봉투에 현금을 넣어서 건네기도 한다. 또 바쁘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미처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경우 신혼 부부 집들이(house blessing) 파티에 초대받았을 때 준비한 선물을 건네기도 한다. 이 때는 신부님을 모시고 간단한 기도를 드리고 집안 구석구석에 성수를 뿌린다.

 

[장례식(Funeral Rite)]

 

지방에 사는 필리핀인이 상을 당했을 경우 조문을 가보게 되면 초상집이라는 곳이 음식 차리고 나르는 사람들과 밤새 카드 게임하는 조문객들로 시끌벅쩍하기 이를 데가 없다. 이는 떠난 이를 무시하거나 무례를 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떠들썩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유가족들이 실의에 빠져있지 않게 하려는 일종의 의도된 연출이다. 마치 한국 시골마을의 장례식 조문 문화와 흡사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대성당이나 묘원(memorial park)에서 거행되는 부유층들의 장례 미사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이승을 마감하는 망자의 혼을 경건한 마음으로 추모하며 보낸다. 또 부유층은 일간신문에 부고를 내고 장례절차를 알린다. 부고를 접하거나 부음을 듣는 즉시 조화를 보내거나 미사카드를 망자와 가장 가까운 가족 앞으로 보낸다. (단, 부고에 조화 사절 의사를 밝혔을지 모르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필리핀도 부음을 듣는 즉시 조문하는 것이 예의이며 유족들이 순번을 정해놓고 밤낮으로 지킨다. 대개 시신은 부패 방지용 약품을 주사한 후 얼굴 화장을 하여 유리관에 안치하여 조문객들이 볼 수 있게 한다. 직계가족은 검정 옷을 입고 미망인을 비롯한 여자 조문객은 검정색 드레스를 착용하면 된다.

장례식장에 들어서면 우선 방명록에 서명하고 유족들이 조문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답례 카드를 보낼 수 있도록 주소도 적는다.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15-30분 머무르면 충분하나 혹시 장례미사가 진행되거나 일정이 잡혀있을 경우 자신의 종교와 상관없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예의이다. 경제사정이 넉넉지 못한 가정일 경우 적당한 조의금을 전달하는 것이 관례이다.

 

장례 후 9일 기도를 올리고 대개 9일 기도가 끝나는 시점을 애도기간의 종료시점으로 본다. 또 기일이 돌아오면 친지들을 불러모아 미사를 드리거나 성묘를 가는 것으로 망자의 넋을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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