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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생활정보

필리핀에서 외국인으로서 살아가는 현명한 자세

by SamChoi 2021.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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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빈부의 격차가 상당히 큰 나라이다.
흔히 한국 사람들은, 필리핀을 '가난한 나라' 혹은 '못사는 나라'라고 쉽게 단정해 버리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필리핀은 못사는 사람들의 나라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과 부자인 사람들의 격차가 큰 나라라고 해야 한다. 가장 부유한 20%의 계층이 필리핀 경제의 약 50%이상을 책임지고 있으며 가장 가난한 20%의 사람들은 경제의 5%이내를 책임진다. 2006년 필리핀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필리핀 인구의 33%가 극빈층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때문에, 외국인으로서 필리핀인을 대할 때에는 그 사람의 사회 경제적 신분에 따라 그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필리핀의 부유층과 사귀게 되면 아무래도 필리핀에서 가장 세련된 곳에서 만남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부유층들은 고급 교육을 받고, 해외에도 자주 나간다. 부유층들이 세계적인 트렌드에 익숙하고 서양 문화를 자기 것인양 소화한다는 사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부유층들의 초대에 응해 저녁 모임을 갖게 되었다면 대개는 초대한 사람이 비용을 지불한다. 물론, 집에서 모임을 가질 때에는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간단한 선물이나 음식을 들고 가는 편이 좋다.

 

 

반면에 많은 수의 가난한 사람들은 이러한 부유층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간다. 이러한 사람들과 어울릴 때에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고급 유흥가는 구경하기 힘들 것이다. 일반 노동자들의 일당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적으며 이런 일당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고급 문화는 상상하기 힘든 먼 나라 얘기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이 노는 방법을 모른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이들 역시 나름대로 재미있게 노는 방법을 알고 있다. 물론 장소는 집, 혹은 집근처 공터이거나 큰 돈이 들지 않는 공공 장소일 가능성이 크지만 말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대개 초등학교 정도의 교육만 받거나 고등학교에 입학하더라도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생활전선으로 몰려 나가게 된다. 따라서 학교교육이 부족해 영어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돈이 없어 학교를 다니지 못하더라도 누군가 도움을 준다면 대부분은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 한다.

 

 

외국인으로 필리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어 필리핀의 서민층을 가장 쉽게 접하는 길은 집안에 고용하는 헬퍼들이 된다. 헬퍼는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운전사, 가정부, 유모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직업을 가진 서민층들은 고용된 집에 출퇴근을 하거나 집 안의 조그만 방에 기거하는 경우도 많다. 집 안에 일하는 사람을 기거하게 할 경우, 적절한 방과 화장실 등을 제공하며 음식을 나눠먹거나 음식비를 따로 지불해 주는 것이 좋다. 물론, 남녀가 함께 지내게 될 경우 남녀간의 방은 달리해야 한다. 집안 일을 돕는 헬퍼들은 한 두주에 한 번 정도 휴가를 주며 하루 10시간 이내의 근무 시간을 지켜줘야 한다. 또한 많은 헬퍼들이 월급의 일부(혹은 대부분)을 고향의 집으로 보낸다는 사실도 기억해 두면 좋다.
 
집안일을 시키는 사람들의 성격이나 손재주 등을 기억해서 이에 어울리는 일을 시키는 것이 좋다. 보모를 하는 헬퍼와 청소를 하는 헬퍼가 사실은 서로 일을 바꿔서 해야 더 효율이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필리핀에 극빈층이 많은 결과로 거지나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는 아이들도 많다. 길에서 이런 길거리 아이들을 마주치게 되면 불쌍해 보여 어쩔 수 없이 돈을 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돈의 대부분은 사실 그 아이들에게 가는게 아니라 아이들을 데리고 있으면서 뒤에서 일을 시키는 사람에게 들어가게 된다. 때로 아이들에게 앵벌이를 시키는 사람이 친부모가 되기도 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슬픈 자화상을 보게 되기도 한다. 차에 다가와 돈을 달라고 구걸을 하는 경우에는 동전으로 1~2페소 정도 주면 되고, 만일 동전이 없거나 돈을 주기 싫다면 창문을 똑똑 두드리면 동전을 주지 않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만일 뭔가를 주고 싶다면 차라리 돈보다는 먹을 것을 주는 것이 낫다. 최소한 먹을 것은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 돌아가기 때문이다. 도움을 많이 주고 싶다면 거리의 아이들을 보호하는 기관(필리핀에도 이런 기관들은 있다)에 기부를 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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